# 악의
인간에게는 누구나 악한 부분이 있다. 악한 마음이 없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그런 마음이 행동으로 나오지 않는 사람도, 사람인 이상 없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그 정도의 차이에 의해 사람이 악한 사람인지 선한 사람인지가 정해진다. 물론 이 것도 상대적인거지만
# 부끄러움
변호사 개업 초기, 합의만 되면 변론도 필요없는 사건에서 별일도 않고 수임료만 챙긴 그를 원망하던 한 아낙의 눈길을 평생의 부끄러움으로 간직하던 사람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한 이유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더 좋아지게 되는 이유다.
나이가 들 수록 사람은 점점 더 뻔뻔해지고, 자기합리화에 능해지며, 점점 더 악해진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부드러워지고 조직에 적응을 해 나간다는 이유로, 부조리에 침묵하고 익숙해 지고, 거기에서 이득을 본다.
역시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노무현 대통령은 시골 촌놈에서 입신양명한 사람이다. 누릴 만큼 누릴 수 있었고, 평범한 정도로 악의를 실천하고,
마음속의 부끄러움을 무시하는 능력만 있었다면, 지금 세상의 순리대로라면... 호강하며 살았을 거다.
# 이회창
대학생 때, 이회창이라는 사람을 참 많이 미워했다. 그 이유는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한 이유와 기실, 같았다.
나이가 조금 들어보니, 사실 평범할 정도로 악의가 있었던 사람일 뿐인데, 그 정도 능력과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사실 크게 흠잡을 것 없었던 이력인데... 그 땐 너무나도 더럽고 불결했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너무 어렸고, 어렸기 때문에 뻔뻔하지 않아도 되었고, 내 자신이 악할 일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은 밉지 않다. 저 사람.
# 미움
난 노무현 대통령에게 함부로 말하는 사람이 밉다. 노무현 대통령이 걸어온 길을 존경하고 아름답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건 박정희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도, 이회창 대표를 사랑하는 사람도 마찮가지일거다.
역동적이고 성공적이었지만, 반면 어둡고 절실했던 우리의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은, 사람들을 둘로 가르고 상대방을 미워하게 만들었다는 거다. 박정희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은 김대중 대통령을 미워하게 될 수 밖에 없었고,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을 미워하게 된다. 다른 이유가 많겠지만, 상대방을 가장 미워하는 이유는 그 사람이 내 편이 아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적이라고 인식하는 데 있지 않을까?
미워하지 않는 다면 좋을텐데, 오바마 연설처럼 대한민국에는 빨갱이 한국도, 수구꼴통 한국도 없고, 오로지 대한민국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 노무현 대통령
결국 노대통령도 서로 미워하지 않는 한국을 바랐을거라고 믿는다.
일년이 지났다. 일년 전에 많이 울었다. 그리고 아직도 슬픔이 가시지 않아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라는 노래만 들어도 슬프다.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그 분에 대한 많은 미움도 사그러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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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그리고 여전히 감사합니다.
영원히 기억한다는 약속 지키겠습니다.
일년이 지났으니, 메신저의 조화는 그만 풀께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