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내 나이 15에 이 놈을 만났다.
그 당시 나는 반에서 맨 앞 줄에 앉았었고,
이 놈은 내 뒷줄에 앉았으니, 둘 다 키 작은 찌질이 군에 속했다.
뭐 늘상 내가 중학교 때 작았다고 맨날 놀리지만, 그래봤자 나보다 한 줄 뒤였으니 도찐개찐이다.
이 때만 해도 뭐 그리 친하지는 않았다.
친해진건 고3? 그 때 쯤?
그리고 20대, 나의 청춘에 항상 이 놈이 있었다.
...
이 놈의 별명은 마왕이었다. 이 놈한테 마가 끼어서 우리파가 다 애인이 없이 찌질거린다고
그래서 마왕이었다.
실제로, 내 기억에 이 놈은 진짜 무던히도 많이 채이고, 채이고, 채였다.
생긴거 멀쩡하고, 딱히 모자랄 것도 없는 데 그랬다.
초등학교 때 첫사랑한테 다시 달려들었다 술 꼴아서 무슨 주정을 부렸는지 바로 채이고,
소개팅 해도 채이고, 또 소개팅 해도 채이고, 간만에 미팅해도 채이고....
그러다 군대 갔다오더니...
뭐 어둠의 시절을 거쳐, 그녀를 만나 결국 결혼에 골인했다.....
예전에... 20대 초반에 과연 우리 중 누가 제일 먼저 '결혼할까'와 '누가 제일 먼저 죽을까'에 대해
술 먹고 얘기했던 적이 종종 있다.
그 때, 결혼에 대한 유력한 후보는 나였던거 같다. 그리고 성화?
근데 뭐 나는 먼거 같고... 결국 성화가 먼저 결혼을 해서 인생 2라운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혼자서... 우리파 다 노총각 유력 후보군인데 혼자서.... 30대 들어서자 마자 바로...
아직까진 별로 안 서글프다. BH도, 우식이도 멀었으니깐...
그래도, 늙은거 같아 가슴 한 구석이 찐하단 말이지.... 아 이제 정말 20대는 같구나.
나의 20대는 성화의 결혼과 함께 끝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