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거울을 보고 나서는, 마지막으로 멋적은 듯 인상을 쓰며 제 얼굴을 쳐다보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거울 앞에서 그런 표정을 지을 때마다 웃으며 '거봐 또 그러자나'라고 말 해 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나도 모르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길가에 서서 누군가를 기다릴 때, 한쪽 다리에 몸을 기대에 서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기다리는 나를 보며, 참 편하게 서 있는 거 같다며 어색하게 늦은 미안함을 달래려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나도 모르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구은 생선은 먹을 때, 살점을 발라 숟가락 위에 얹어 먹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아이 같다며, 가장 맛있는 살점을 발라 내 숟가락 위에 얹어 주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나도 모르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버릇을 알게 해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버릇을 사랑해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나를 사랑했던 사람이었습니다.